2018. 8. 1. 22:59ㆍ영화/한국영화
석조저택 살인사건 (The Tooth and the Nail)을 처음 보게 된 건 기내 영화 서비스를 통해서였어요. 그런데 아쉽게도 영화 결말까지 보지를 못해 계속 결말이 궁금한 영화였어요.
지난 주, 친구 따라 동강 래프팅을 갔다가 오는 길에 친구네서 하루를 신세졌는데 그 때 보게 되어 드디어 결말까지 알게 됐습니다.
영화의 무대는 1940년 대, 해방 후의 한국.
무대의 첫 시작은 법정입니다.
그리고 사라진 시체. 남은 손가락과 피를 가지고 벌이는 변호사와 검사의 법정씬.
기괴한 사건과 해방 후 한국의 근현대사의 모습에서 약간 매칭이 어렵긴 하지만 내용은 그럭저럭 마술사와 미녀의 첫 대면으로 의혹의 눈을 가라앉힙니다. 그리고 보여주는 달짝지근한 초보 연인들의 설레이는 사랑 이야기.
그러다 다시 법정으로 돌아가고 설레였던 감정은 사라지고 맹렬하게 상대의 주장에 의문을 제기하며 어김없이 증거들을 하나하나 무력하게 만들어갑니다.
처음에는 그런 윤영환 변호사 (문성근) 재치에 놀라게 됩니다. 잘려진 손가락과 A형의 피만 남겨져 있을 뿐 그 어떤 증거도 없다며 피의자의 결백을 주장합니다. 송태석 검사 (박성웅)는 계속 증거와 증인을 내세우며 밀어부치는 수사를 펼치지만 사실상 확실한 증거와 증인은 없어 답답한 모습입니다.
영화는 살해 후의 법정의 모습과 살해 전의 옛 시간으로 돌아가며 얘기를 풀어나갑니다.
영화의 원작은 소설 작품 '이와 손톱 - 빌 S. 밸린저, 밸린 저'인데 워낙 구성과 내용이 탄탄해 초반 분위기는 영화의 압권이라 할만 합니다.
영화는 이석진, 최승만 (고수)과 정하연 (임화영) 해피엔딩으로 흐르던 초반 분위기에서 벗어나 부산으로 내려간 마술사 부부 이석진 - 정하연에게 뜻밖의 일본인 남자가 나타나면서 분위기는 빠르게 위기로 흐릅니다. 문제의 위조 동판이 나오고 얼마 안 가 아내가 호텔 방에서 떨어져 죽게 됩니다.
아내는 뜻밖에 임신 상태였고 이석진 (고수)은 아내를 죽인 일본인을 찾기로 마음 먹습니다.
스릴러답게 영화는 반전을 거듭하는데요. 일본인인 줄 알았던 남자는 뜻밖에 다국어를 할 줄 아는 조선인이라는 얘길 듣고 고수는 연극을 시작하게됩니다. 마술사에서 운전수로 모습을 바꾸며 자기 이를 뽑아 자신의 모습을 바꾸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아내를 죽인 범인을 잡기 위한 연극.
보이는 걸 감추고 보이질 않는 걸 보여줄 뿐이니까
석조저택 살인사건 (The Tooth and the Nail)에서
초반의 탄탄한 구성과 시나리오는 중반을 넘어오면서 조금은 뻔해져 가는데요. 범인을 중간에 미리 밝혀줍니다. 아니 이러면 영화가 재미가 없잖아 할 지 모르겠지만 중요한 건 그 죽은 시체. 손가락만 증거로 남긴 그 시체와 피의자입니다.
영화는 법정 싸움에서 초반 윤영환 변호사 (문성근)의 우세에서 압승으로 기울어지다 마지막 반전을 기다립니다. 과연 피의자는 누구며 그 피의자는 누구를 살해했을까요?
최승만 (고수)과 미녀 정하연 (임화영)의 사랑은 진실이었을까요?
"진실은 처음부터 하나였다. 내가 그녀를 사랑했다."
최승만 (고수)의 마지막 독백
영화는 억지 반전을 꾀하지 않았고 연기자들의 연기는 그 수준을 높였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꽤나 흥미진진한 소재인 위폐 동판에 관한 애기나 마지막 실타리를 풀어가는 장면은 조금 너무 급한감이 느겨지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영화는 마지막까지 의문의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데 조금도 망설임없이 한 발 한 발 앞을 내디뎌 드디어 진실의 순간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최승만 (고수)의 너무나 멋지 마지막 독백.
좀 지난 영화이지만 아직 안 본 분들 계시다면 이 영화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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