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사러 중고서점 다녀온 날 (4.16 일상)

2018. 4. 17. 14:06일상

주말에 노트북을 와인에 샤워시킨 이후로 바쁠 일이 없어졌다. 사진은 몽땅 노트북에 옮겨났기에 여행기도 못 쓰고 노트북이 두 대라 7년도 더 된 노트북으로 뭐라도 쓰면 되지만 쓸 내용도 쓸 기력도 없었다. 주말 동안 누웠다가 그래도 메인 블로그에는 글을 한 편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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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이 되어서야 다음 주 제주도 한 달 여행을 위해서 우선 숙소를 예약한 에어비앤비 호스트 분에게 어떤 것들이 비치되어 있고 개인적으로 어떤 걸 가져가야 할지에 대해 여쭤봤다. 대부분 다 비치되어 있고 제공해주고 있어서 별로 챙길게 없다. 한 달 제주도 여행이지만 그래도 국내는 국내인가보다. 아님 호스트 분이 꽤나 여행자를 위해 신경을 잘 써주는 편일수도 있다.


주식 시장은 별로 흥미진진할 일은 없었다. 시리아 공습에 따른 유가 상승 불안 등이 있었지만 변동성이 천천히 하락하면서 시장은 상승도 하락도 없는 잔잔한 물결위에 놓여 있었다. 그래. 제주도 가서 읽을 책이라도 사러 나가자 싶어 알아보니 중고서점도 꽤 괜찮은 책들을 파는 듯 했다. 북촌 등에도 있고 강남, 홍대, 신촌, 주요 여행지 및 거점 지역에는 중고서점이 다 들어와 있다.




- 알라딘 중고서점 잠실신천점 -


북촌을 갈까 했는데 최근 서촌에도 다녀왔고 제주도도 곧 여행가야 하기에 북촌에 들리면 술 한 잔 생각날게 뻔한 나이기에 다른 곳으로 향해봤다. 석촌호수 벚꽃은 다 떨어졌겠지만 그래도 '석촌호수를 둘러봐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자 그 쪽 주변의 서점을 찾던 중, 알라딘 중고서점이 두 군데나 있었다.


잠실새내역에 4번 출구로 나오자마자 왼편 지하 1층에 위치한 곳이 잠실신천점이다.




1. 인터넷이 된다고는 하지만 너무 느려서 wifi가 거의 안 잡힌다.

2. 점원들 바빠보인다. 스캐너를 들고 있어 무기로도 쓸 수 있을지 모르겠다.

3. 사진촬영 환영이라고 붙어있어 내부에 다른 분들 민폐일까 입구 사진만 찍었다.

4. 책 읽는 개는 언제나 환영이란다.

5. 외부음식반입금지이다. 그런데 월드타워점과는 달리 카페는 없다. 내부에서 책을 읽을 수 있게 책상까지는 아니지만 작은 공간을 마련해놨다. 





제주도에 가져 갈 책으로 <우연한 여행자>와 <빨리 걸을수록 나는 더 작아진다>를 구입했다. 그리고 치앙마이에서 알게 된 분이 선물로 주신 <단 하루도 너를 사랑하지 않은 날이 없다>를 가져가려고 한다.


중고서점 안으로 들어갔을 때는 안에 뭐가 있는지 한 눈에 들어오지 않아 처음 10분 간은 헤매였다. 처음 간 곳이니 위치가 낯설어 어떻게 봐야하나? 어떤 책들이 꽂혀있나? 눈에 안 들어다 조금 시간이 지나고 한바퀴 둘러보니 분류별로 나뉘어진 책들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딱히 어떤 책을 고를까가 아니라 책의 내용을 대충 읽어본 뒤 주제와 소재가 내게 와 닿는지 그리고 옮긴이의 글이 내가 읽기에 부드러운지 살펴본다. 번역물은 작가의 글도 중요하지만 옮기는 분의 문학적 지식이나 감성도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책들을 살피며 읽고 다시 멈춰서 살피는 시간을 즐겼다. 책을 읽을 때의 즐거움도 크지만 책을 고를 때의 즐거움 또한 무척이나 설레이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