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물가

2018. 6. 23. 16:56일상

은퇴이민자가 머물기 좋은 도시 순위를 보면 동남아 국가의 몇몇 도시들은 항상 Top 10에 들어가 있어요. 그 만큼 물가가 꽤 저렴하다고 하는데 이것도 현지인들처럼 살아야 가능하지 거기서 한국에서 살던 방식 그대로 살려고 한다면 그렇게 싼 물가를 체험하기 어렵죠.


한국에는 작년 5월부터 들어와 머물게됐어요. 가끔 국내 소비자 물가가 널뛰기 한다는 소식을 뉴스에 접할때면 동남아에서 보낸 몇몇 도시에 옛 향수에 빠져들 때가 있는데요. 제가 집밥을 잘 안 해먹고 해먹는다 쳐도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요리들로 먹다보니 모르겠지만 그렇게 체감하는 물가가 비싼가 하는 생각이 들게됩니다.




전 걷는걸 좋아하고 어느 나라를 여행하든 그 나라의 전통시장 및 대형마트를 꼭 방문하는걸 즐겨하는 편이에요. 그래야 현지 사람들이 뭘 사는지 실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가장 잘 엿볼 수 있기 때문인데요. 이런 취미는 여행 뿐 아니라 국내 거주할 때도 가장 즐겨하는 일이에요.


걷다보면 사람들 표정도 살피기 좋고 재래시장과 마트에 가면 각기 어떤 품목들이 더 싼지 그리고 농산물 가격 변화가 어떻게 일어나는지 가공품 프로모션은 언제 어떻게 진행하는지 몰라도 자주 가다보면 대충은 저렴하게 살 수 있게 되는 타이밍을 알게 되는 것 같아요.



베트남 여행을 다녀온 뒤 동네 식자재 마트에 갔더니 양배추 한 통에 1,800원. 계란 한 판에 1,980원, 부추 2단에 1,500원.


부추는 보통 한 단에 1,000원에 살 수 있는데 제가 주로 집에서 만들어 먹는게 비빔밥과 야채 토스트, 비빔라면 등인데 부추를 넣어 먹어요. 대부분 후라이팬에 살짝 볶아 먹는 편이지만 최근 들어서는 비빔면과 비빔밥에 생으로 부추를 넣어 먹기도 합니다. 부추는 빨리 상하지도 않고 좋은 효능이 많이 들어있어 집에서 만들어 먹는 요리에 항상 들어가는 야채에요.


시금치를 사기도 하는데 이 날은 부추 2단을 묶어 1,500원에 판매해서 다른 야채를 살 수가 없었어요.


부추 다음으로 가장 많이 사는 건 양배추와 버섯인데요. 매년 분기마다 아버지 한약 드실 때 제 한약도 보약 위주로 같이 먹는 편인데 항상 위가 안 좋고 심장에 열이 많다고 해서 가급적 쉽게 먹을 수 있는 양배추를 선호하는 편이에요.


비빔밥에 양배추를 후라이팬에 살살 볶아주면 양배추 특유의 고소함과 단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 버섯, 호두 등을 같이 볶아서 비빔밥 재료로 쓰는데 이 날은 양배추와 부추, 계란 한 판 샀더니 장바구니가 하나 가득인지라 다른 것들을 살 수가 없었어요. 저렇게 사는데 5,280원.


물론 마트에서 제대로 장을 본다면 7만원~10만원은 기본으로 들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혼자서 음식을 잘 해먹지도 않고 많이 사봐야 상하기만 하니 점점 필요한 것만 그 때 그 때 사다보니 오히려 체감하는 물가는 그렇게 비싸지 않은 듯 싶어요.


하지만 어제 저녁 친구를 만나 밖에서 술 마시니 둘이서 10만원 쓰는 건 또 우습게 나가네요. ㅎㅎ;;



칠레산 씨 없는 포도인데 늦은 오후 즈음, 동네 1톤 용달 차로 과일 장사하는 분이 와요. 매번 오는 분은 요새 안 보이고 다른 분이 오는데 씨 없는 포도를 파네요. 그래서 한 송이는 미리 먹고 난 뒤 사진을 찍었는데 만원이었어요.


마트에서 사면 당도는 더 높을 수도 있고 비슷할수도 있는데 과일 가격은 더 비싼 듯 해요. 그래서 동네 노점 과일가게에서 사면 오히려 과일은 더 싸게 양도 푸짐하니 먹을 수 있는 것 같아요. 부모님이 복숭아를 좋아해 가끔 한 박스에 만원 만오천원에 사면 정말 맛난 복숭아를 실컷 먹었던 기억이 나요.


물가가 많이 올랐다는 뉴스가 많지만 발품을 팔면 아님 주변에 관심을 기울이면 꽤냐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것들이 많은 듯 해요. 제가 좋아하는 와인이나 맥주 등은 동남아 대부분의 국가 보다 더 맛난 술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기도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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