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을 완화하기 위해 읽은 책 마흔통

2018. 8. 19. 14:23

나이 마흔이라는 의미가 인생의 절반을 어느덧 달려 산 만큼 남은 시기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아무리 수명이 늘어났다고는 하지만, 100세 시대라고 해도 큰 사고없이 산다고 해도 80 전후로 삶의 기력이 꺼진다고 생각하면 더욱 이런 생각이 터무니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마흔.


예전에는 드문드문 갑작스레 울적하거나 때로는 알 수 없는 기분이 다운되거나 불면증 등이 있어왔지만 40이라는 숫자가 준비도 안 된 상황에서 찾아오더니 갑자기 남은 인생이 여름을 지나 가을에 들어 선 이제는 노후에 대한 걱정이 먼 미래가 아닌 현실로 걱정해야 할 나이가 오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두려움까지 추가해 꽤나 빈번히 감정의 기복이 일어나는 요즘입니다.


그래서 읽게 된 책이 마흔통, (마크 라이스-옥슬리 저) 이에요.



상처입은 중년의 마음 회보기 마흔통, 마크 라이스-옥슬리 지음


솔직히 한국에서는 나이 40에 중년이라고 불리기에는 조금 이른감이 있죠. ㅋㅋ


하지만 예고도 없이 불쑥 찾아온 우울증은 예전에 겪었던, 잠깐 찾아왔다 가는 우울증과는 사뭇 달랐어요. 우울증을 포털 사이트에 검색해보니 마음의 감기, 현대사회 누구나 걸리기 쉬운 가장 흔한 정신질환으로 가볍게 치부하더라고요.


사실 마흔을 처음 맞이한 새해에는 별 다른 느낌을 갖지 못했어요.


올 해, 한국의 겨울은 유난히 추웠고 오랫동안 병원에 계시던 어머님이 추운 겨울, 심장질환의 문제를 이기지 못하고 돌아가셨지만 매년 중환자실을 두 번씩 들어가셨기에 어느 정도 준비는 된 상화이었죠. 물론 그렇다고 해서 어머니에 대해 마음이 덜 아프거나 잘 못해 드렸던 기억과 못된 말만 골라서 한 기억이 사라지는 건 아니에요.


3월 태국 꼬창, 파타야 21일.

4-5월 국내 제주도 32일.

6월 베트남 하노이, 사파, 푸꾸옥 15일.

7월 일본 삿포로 5일.

7월 국내영월 2일.

8월 국내 안동 4일.


해외여행 뿐 아니라 국내 여행도 제법 다녔어요. 남들은 두 세 번 다녀오면 힐링 여행이다 뭐다 스트레스도 해소되고 기분 전환도 될 만큼의 긴 여행이건만 유독 올 해 찾아온 우울증은 예전과는 많이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반복적인 미래에 대한 알 수 없는 두려움과 자기 연민과 회한, 감정의 기복 등의 정신적인 문제와 무기력증, 두통, 근육 경련과 허리결림 (삐끗), 수면의 질 저하 등이 닥쳤죠.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을 읽게 된 건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어요.


책에 저자는 우울증과는 전혀 관계없는 인생을 살다 어느 순간 갑자기 찾아 온, 불청객 우울증에 꽤나 시달렸지만 극복했다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었거든요. 


하지만 저랑 다른 점은 세 아이의 아빠이자 가족이 있다는 점.


산후 우울증에 비해 연구 결과가 많지 않아 자세히 알 수 없지만 남자들도 아내의 임신과 더불어 새 가족의 탄생에 따른 우울증이 찾아온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저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죠.


가정을 꾸려서 생기는 우울증, 일과 가사의 균형 등에 대한 이야기가 그래요.


기자로써 꾸준히 자기 일을 했던 이야기를 꽤 긴 시간 들려주는데 저는 자유업, 전업투자자이기에 이 부분도 저랑은 조금 달라요. 어쩌면 이 책은 직장을 다니는, 육아를 분담하고 가사와 일 사이의 균형을 맞추다 보니 찾아 온, 불청객 우울증에 빠진 분들이 읽으면 좋을 법한 이야기에요.


그럼에도 계속 책을 손에서 떼지 않은 이유는 개별적 환경에서 오는 차이는 다들 다르지만 극복 방법은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어요.


지난 7월 말, 친구 따라 간, 영월 배드민턴 띠 모임 야유회에 가서 동갑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니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우울증을 겪는 경우는 꽤 많더라고요. 큰 문제의 병은 아니지만 방치하면 더 악화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꽤나 경계를 하고 있는 요즘이죠. 그래서 여러 상황이 저랑 같지는 않지만 책을 끝까지 읽게 됐어요.


국내에서도 최근 베스트셀러 1위 책이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잖아요. 도시가 발전하고 문명이 진화될수록 우울증과 자기 불안증상은 같이 증가하는 듯 해요. 여러 원인은 많지만 그걸 어떻게 극복할지에 대해서는 여러 극복 후기들을 읽고 내게 맞는 방법을 찾아 완화시키는 게 중요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책에서는 실제 저자가 겪은 우울증, 그리고 극복해 나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그게 모든 사람들에게 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면 우울증에 걸리는 사람 모두 쉽게 낫겠죠. 하지만 생각보다 우울증은 단순히 마음의 감기 정도로 치부할 정도로 가볍게 왔다 약 하나 먹고 쉽게 나을 수 있는 병이 아니에요.


특히 나이 40에 찾아 온, 우울증은 더 그런 듯 해요.


요새 운동 (햇빛쐬기 및 체중조절 및 유지)과 정신적으로 도움이 될 책 읽기, 술 절제하기 등을 통해 완화시키려 하고 있는데 아직은 호전되었다 말하기 어렵겠네요.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지도 않거니와 매일 같은 증상에 시달리지도 않기도 하니까요.


마흔통 외에도 국내 책들도 꽤 있어서 읽어보고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 조금씩 증상이 완화되길 바래야 할 듯 해요. 급하게 서두른다고 낫는 병도 아니니까요. 마음을 차분히 먹고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선에서 집중하고 즐길 수 있을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책 리뷰를 쓰려고 한 글이 제 얘기를 썼네요. 양해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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