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눈발 (A Stray Goat)

2018. 10. 16. 22:38영화/한국영화

영화 눈발 (A Stray Goat)


출연 : 진영 (민식) / 지우 (예주)


다음 평점 : 6.8점

네이버 평점 : 8.03점


러닝타임 : 91분


영화 예고편 :  눈발



예주를 괴롭히는 아이들


영화는 불편한 이야기들로 가득합니다.


예주의 아버지는 학교 친구인 고 수진 양의 살해 피의자로 의심을 받지만 무혐의로 풀려납니다. 하지만 언론에 노출된 이상 아이들 세계에서는 살해범은 예주의 아버지이고 그 딸인 예주 또한 독학년으로 통하며 괴롭힘의 대상이 됩니다.


한 명일 때는 별수롭지 않다가도 집단이 되면 이성이 마비되고 범죄에 이르기까지 자각 또한 마비되는 모습을 영화에서 여과없이 보여주는데요. 


아이들의 끈질긴 괴롭힘은 이런 집단적 현상으로 들어납니다.


나쁜 애들의 연기와 이를 어렵게 받아내는 예주의 연기를 보고 있으면 그 답답하고 냉혹한 현실이 너무나 리얼하게 들어납니다.



수원에서 고성으로 전학 온 민식


같은 반 불량끼 있는 아이들은 전학 온 민식을 데리고 다니며 여러 안 좋은 일에 빠지게 만드는데..


교회의 목사로 있는 민식의 아버지는 신도들을 많이 받아들여 교회를 확장해 세를 넓힐 생각에만 빠져있고..


민식과 예주의 아버지 모두 자녀에 대한 진정한 관심이나 애정은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그저 자식을 사랑한다고 하지만 정작 본인들에게 아이들은 책임져야 하는, 딸려있는 부속품 같은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눈발의 영어 제목이 A Stray Goat - 길 잃은 염소


눈발보다 영어 제목이 영화를 더 잘 설명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은데요.


민식은 전학 와 왕따를 당하지 않기 위해 불량끼 있는 그룹에 끼게 되고 그로인해 더 안 좋아지는 길 잃은 청소년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예주는 아버지가 살해 피의자로 의심받으면서 살해자의 딸이라는 학교 내 모든 무시와 괴롭힘을 다 당하며 묵묵히 맞서는 모습이 역시 길 잃은 어린 염소와 같은 모습입니다.


부모도 그 누구도 민식과 예주를 따듯하게 안아주고 관심을 가져주지 않습니다.


학교와 가정, 어른들과 심지어 동급생들까지도 그들에게 따듯한 손을 내밀지 않는 먹먹하면서도 답답한 현실을 보여줍니다.


그런 예주에게 손을 내미는 민식에게 조금씩 가까워지고 길 잃은 염소를 통해 둘의 사이는 친밀해집니다.


하지만 또한 교회에 참석하는 나쁜 어른에 의해 예주는 상처를 받게되고 맙니다.


영화는 이런 답답한 구조 속에서 어떤 돌파구나 해답을 내놓지 못합니다.


악역은 악역대로 그리고 민식과 예주는 그 자체로 자신의 맡은 역할을 잘 소화하며 보는 이들로 하여금 애잔함을 느끼게 하는데요. 영화는 그런 맛으로 그런대로 볼만하지만 보고 나서도 느껴지는 무거운 느낌은 지우기 어렵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