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살. 새로운 인생의 시작

2018. 6. 22. 18:02일상



4월 24일 제주도 한 달 여행, 6월 5일 베트남 보름 여행을 다녀온 뒤 몸은 눈에 띄게 살이 쪘고 (나잇살이라는게 이런걸까요?) 무더운 나라로 여행을 떠났건만 푸꾸옥에서 걸린 감기 이후로 아직도 어지럼증과 미열로 고생하고 있어요.


30대 중반 이후로는 몸무게가 늘지도 줄지도 않는 1kg 내에서 계속 체중을 유지했는데 40살 탕! 출발을 한 뒤로는 어느 순간 몸무게가 늘더니 제주도에서 불어난 몸무게는 아무리 걸어도 몸이 아파서 꼼짝없이 누워도 전혀 빠질 기미가 안 보입니다. 아! 이런게 나이가 들었다고 느끼는 순간인가? 하는 생각도 들고요. 뭘 주우러 허리를 굽혔다 펴야하는 순간이 오면 때로는 띵~하는 어지럼증과 저절로 입에서 으~ 하며 허리를 바로 펴지 못하고 가벼운 탄성을 지르며 몸을 펴야 하기도 합니다. 운동을 안해서 그럴테지요.


30대는 여행하면서 돌아다니다 어느덧 40에 들어섰습니다. 아니 언제 그렇게? 하면서 놀랄 때도 있지만 가급적 나이를 신경쓰지 않게 되다보니 누가 물어보지 않는 이상 스스로 인지하지 못할 때도 있게되요. 가끔씩 나이를 말하면 그래도 그 나이처럼은 안 들어보여! 라고 말해주면 고맙기도 하지만 힘든 일 하지 않고 집에서 키보드나 두들기며 일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외형적 나이는 덜 먹게 되나봅니다.


저의 직업은 백수, 엄밀히 말하면 자유업 (전업투자자)입니다. 전업투자자야 벌면 투자가이고 잃으면 백수보다 못하니 그 중간 정도에 합의를 도출해면 백수 정도로 여기며 살고 있어요. 30대 때는 뭔가 희망적인 장미빛에 둘러싸여 살았다면 30대 후반을 거쳐 40에 다다르니 장미빛은 환상에 불과했고 그저 평범하거나 평범한 보다 못할지도 모르는 하지만 인생의 절반을 달려온 40대가 시작되었네요.


마흔 (40)은 팔순 (80)의 절반이죠. 대한민국의 평균수명은 2015년 기준 82.06 세라고 하네요. 어머니가 5년간 병석에 누워계시다 올해 초 돌아가셨는데 80 이후에도 요양병원 및 간병인의 도움없이 움직일 수 있거나 그 때 까지 여행을 다닐 수 있을 정도라면 육체적으로는 무척이나 행복한 삶일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정상적으로 돌아다닐 수 있는 나이 최대치 80의 절반인 마흔 (40)을 인생의 절반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40살. 마흔이 시작되기 전 작년 12월부터 블로그에 힘을 쏟고 있어요. 어쩌면 주식 투자만의 리스크를 줄이고 새로운 불로소득을 찾는 의미일수도 있고 개인적인 취미를 통해 노후의 자기개발을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기도 하죠.


그리고 지금 '인생은 40부터'라는 코너를 만든 건 이 곳에 제가 살아가며 생각했던 것들을 담아내고 싶었기 때문이기도 해요. 블로그를 쓰며 유일하게 행복한 시간은 여행을 하며 가장 잘 느끼게 되요. 한가지 에피소드를 들자면, 제주도 여행 때 30대 ㅜ반의 남자분을 알게되어 술 한 잔 하였는데 그 분이 혼자서 안 심심하냐? 외롭지 않냐? 카톡 단톡방에 참여하면 사람들도 만날 수 있고 같이 수다도 떨 수 있다. 또는 게하 (게스트하우스)에 머물면 젊은 친구들이랑도 어울릴 수 있는데 뭐하러 혼자 외딴 곳에 에어비앤비로 숙소를 얻어 지냐냐? 궁금해 하더라고요.


저녁 시간이 되면 주변 음식점은 저녁 8시면 문을 닫고 버스는 9시가 넘어서면 끊기는 곳에서 한 달을 지냈는데 물론 와인 등 술을 마시며 영화도 보고 책도 읽으며 시간을 보냈기에 가능하기도 했지만 블로그를 썼기에 그 시간이 덜 외롭기도 했어요. 사람은 뭔가 할 일이 있고 몰두할게 생기면 외롭다는 생각도 덜 하게 되는 듯 해요.


올해 3월에 꼬창과 파타야, 6월에 하노이, 사파, 푸꾸옥 등을 여행했을 때도 저녁에 블로그에 글이라도 쓸 수 있고 쓸거리가 있었기에 그 시간이 외롭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40은 중년이라고 불리기엔 한국에서는 아직 어리죠. 뭐랄까? 40은 젊은 중년, 늙은 청춘 등의 애매한 경계선에 와 있는 느낌이랄까? 정의내리기 어려운 시기인 듯 싶기도 해요. 그래도 뭔가 새로운 인생을 시작해보기 좋은 나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인생을 아주 희망적이고 낙관적으로 바라 볼 필요도 없고요. 현실적이지만 순응할줄도 아는 나이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책을 읽으며 음악을 듣는게 행복하고 맑은 하늘 아래 걸어다닐 수 있는 즐거움을 아는 나이이고요.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현실로 다가옴을 느끼기 시작하는 나이이고 아프면 어쩌나? 누가 날 대신 챙겨줄까? 건강에 걱정이 드는 나이이기도 하네요.


쫄지마 인생! 그리고 소신을 가지고 앞을 향해 걸어가! 멋진 인생일 필요는 없잖아. 40년 간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살았으니 남은 40년은 아프지 않게 건강하게 자신을 챙기며 보다 느긋하게 즐기며 살아보자고! 한 번 뿐인 인생 뭐 그리 서둘러? 다시 엄마 뱃속에서 갓 태어난 아이처럼 새롭게 한 살을 먹은거야. 남은 40년을 그렇게 생각하고 살면 조금 더 즐겁게 현실을 받아들이고 즐기며 살 수 있지 않을까요?


40. 다시 태어난 생명마냥 남은 40년, 잘 즐기다 후회없이 떠나자구! 


인생을 즐겁게! 나는 마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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