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리 그리고 영화 문영

2018. 8. 31. 23:04영화/한국영화

영화 아가씨 (2016)에서 숙희 역으로 엄청난 폭발적인 연기를 보였다면 영화 리틀 포레스트 (2018)에서는 차분하면서도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준 김태리.


나중에 찾아보니 독립영화 문영 (2015)이 뒤늦게 화제가 되어 2017년 초에 개봉이 된 영화입니다.


김태리라는 배우 하나만으로 영화를 다 말하는 듯한 영화 문영을 소개합니다.



영화 문영 - 김태리 하나만으로도 충분했던 영화였다



지하철에서 카메라를 찍는 문영


영화는 지하철에서 카메라로 무언가를 은밀히 담는 장면에서 시작합니다.


낯선 아주머니가 문영이 카메라를 쥐고 있는 팔을 흔들어 잡아챕니다. 


뭐지? 남자였다면 충분히 의심 받았을 상황.


하지만 아주머니는 문영에게 길을 물어보려는 것 뿐입니다.


문영은 말을 못합니다. 최소한 그럴거라 믿었는데 영화 말미 부분에 희수가 너 벙어리 아니지?라고 묻는 장면이 나오고 마지막에 문영은 말을 안 한 것일 뿐, 벙어리는 아님을 알리는 장면이 나옵니다.


문영이 왜 그토록 지하철에서 카메라로 낯선 사람을 찍는지와 관련된 것이죠.



방에 꼼짝않고 누워있는 문영


술에만 취하면 집 나간 아내대신 말을 못하는 문영에게 욕을 퍼붓는 아버지.


그런 아버지를 피해 집에서 있을 수 있는 유일한 안식처는 자신의 방입니다.


아빠가 방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문을 꼭꼭 잠그고 언어 학대에 침묵을 지키는 문영.


하지만 어느 순간,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집을 뛰쳐나옵니다.



문영과 희수


집을 뛰쳐나와 우연히 남자친구네 대문 앞에서 실연 때문에 우는 희수를 카메라에 담게 됩니다.


희수는 그런 문영의 카메라를 확인하게 되고 CD로 구워오라고 하는 희수.


그렇게 두 사람의 묘한 인연은 시작됩니다.



몸을 사시나무 떨 듯 떠는 문영


여느날처럼 술에 취해 술주정하는 아빠는 문영에게 엄마, 어디갔냐, 며 묻습니다.


아파트 베란다 난간에 앉아 막 그런 엉뚱한 질문을 던지는데 아빠가 떨어집니다.


문영은 떨리는 마음을 진정하지 못하고 희수네로 향하고..


희수 집에는 다른 누군가와 싸우는 소리가 들립니다. 



희수가 전남친에게 실수했다는 게 뭐였을까?


대충은 눈치채고 있는 문영.


갑자기 문영은 희수가 실수한 게 뭔지 궁금해합니다.


영화는 백합물 (?)의 요소를 약간 띄고 있으나 전체적인 무게는 문영의 내면적인 문제에 촛점을 맞춘 듯 합니다.


네살 때 자신을 두고 혼자 떠난 엄마.


그런 아내를 욕하며 모든 저주와 욕설을 자신에게 퍼붓는 아빠.


친구도 없고 말을 하고픈 마음도 안 들어 벙어리로 사는 문영.


그런 문영에게 희수는 상처를 치유해주고 잃었던 가족애와 우정을 느끼게 해주는 존재인 듯 합니다.


그리고 영화 마지막에 지하철 지하보도에서 갑자기 말문을 여는 문영.


영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에 제게 영화는 거기서 끝을 냅니다.


과연 문영은 희수와 지내게 되고 서로 의지하는 사이 또는 그 이상으로 발전하는지 나오지 않습니다.


문영이 찾고 싶어하고 하고 싶은 말은 자신을 따듯하게 안아주고 사랑해줄 엄마를 애타게 그리워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제게 이 영화는 김태리 하나로 충분히 많은 것들을 설명해주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크게 재미난 요소를 찾을 수 없음에도 김태리 하나만으로 영화의 몰입이 충분히 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 작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함에도 영화를 보는데 충분한 매력을 느낄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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