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전날 마신 술로 고생하다. (4.24 일상)

2018. 4. 26. 20:11일상

저녁을 가볍게 먹고 자려다 문득 치킨이 먹고 싶어졌다. 내일이 여행인데 전날 치킨에 소주가 그리울건 뭐람! 남은 안동소주 한 병이 '날 버리지마'라고 부르진 않았고 비 내리는 날, 술 한 잔 마시고픈 술꾼의 궁색한 변명이다.





- 장안동 맛닭꼬 (Mattacco)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저녁에 갑자기 후라이드도 아닌 양념치킨이 생각나는건 무슨 조화일까? 거기다 내일 제주도 여행 그것도 한 달 간이나 머무는 여행이라 이것저것 챙겨야 할 짐들도 하나 챙기지도 않았는데 이발도 해야하는데 할 건 많은데 그냥 이유없이 저녁에 치킨이 먹고 싶어졌다.




비 내리는 거리. 자세히 보면 우산 쓴 행인이 보인다.




맛닭꼬 (MATTACCO)에서 두반장로스를 시켰는데 꽤 매콤한 맛이다. 그런데 왜 두반장인지는 안 물어봐서 모르겠다. 양은 브랜드 체인점에 비해 적은 편인데 혼자 먹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두반장로스 포장 가격은 10,900원. 매장에서 먹으면 홀차지 (세팅비) +2천원이 추가된다고 한다.


혼술족인데 여기서는 혼자 술 마시지는 못하겠더라. 그리고 치킨은 손으로 뜯어 먹어야 하는지라 책을 읽으며 먹을수도 없다. 영화를 보며 혼술하며 치킨 뜯는게 가장 최고이긴 하다.


그렇게 저녁 8시가 넘어 치킨을 포장해 와 영화를 보며 먹는데 1시 정도에 잠이 들었다. 그 이후 장이 꼬이더니 새벽 6시 부터 화장실을 무한 반복. 물만 먹어도 화장실을 가야하는 상황이 생겨 지사제라도 먹을까 고민했으나 오후부터는 잠잠해졌다. 저녁 7시 비행기라 4시간도 못 자 피곤한 눈을 좀 붙여햐 할 터인데 여행에 대한 긴장? 설렘? 뭔지는 몰라도 이와 비슷한 무언가로인해 잠이 오지 않는다.


안동소주가 맛있긴 한데 꽤 독하다. 다음 날, 숙취로 머리도 꽤 아프고 말이다. 좋은 술이라더니 좋은 술 맞아? 맞겠지. 좋은 술이지만 나랑 안 맞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렇게 아침부터 서둘러 이발을 하고 짐을 정리하고 늦은 점심을 챙겨먹고 김포공항으로 향했다. 진에어는 무료 위탁수화물이 15 kg까지인데 들어보면 생각보다 꽤 무겁다. 내 몸이 전 날 술로인해 장의 큰 변고로 인해 허약해서 무거워진건지 진짜 무거운건지 알 길이 없다. 어여 김포공항에 도착해서 무게부터 재봐야겠다.





김포공항 국내선을 언제 이용했는지 기억도 안 난다. 어떻게 그 무거운 캐리어를 끌고 들고 가방 2개를 메고 안고 김포공항에 도착해 수화물을 체크하려고 했더니 빈 카운터에 무게를 올려놓을려고 했더니 진에어 직원분이 와서 뭐 때문에 그러는지 묻는다. 그래서 무게 좀 재려고요. 했더니 빈 곳에 가방을 올려 놓도록 도와주었다.


재보니 16kg. 아! 안에 들은 '아몬드 빼야겠네' 속으로 생각하고 그 남자 직원분에게 "아무래도 안 되겠죠?"라고 물어보니 그냥 해주겠단다. 그렇게 남자 직원분이 다시 옆에 있는 카운터로 체크인을 받도록 옮겨주며 수화물이 16kg인데 그냥 해주라고 카운터 직원분에게 말해줬다.


아! 고마운데 잠이 부족해서 카운터 수속을 마치고 돌아서며 그냥 인사만 하고 나왔다. 이왕이면 이름이라도 적어서 칭찬이라도 해주면 더 좋았을텐데! 잠이 부족하니 몸도 반응이 느리고 생각도 안 난다.


책을 읽으니 잠이 쏟아진다. 그렇게 기내까지 책을 읽다 이륙과 동시에 잠에 빠졌다. 그렇게 잠들고 싶었던 잠을 역시 책을 읽으며 이륙하니 잠이 들다니. 그런데 거의 도착할 무렵에 잠이 깨서 물 한 잔 마시고 잠에서 깨어났다. 역시 제주도 가깝네. 1시간 10분 만에 도착했다.


그렇게 지금은 제주도에 3일차 저녁을 맞이하고 있다.